[Global CEO & Issue focus] 거품 걷히는 O2O 사업, 이제는 우버와 달라야 산다

입력 2016-08-18 16:30   수정 2016-08-18 16:33

LGERI 경영노트

장재현 < 연구위원 jhjang@lgeri.com >· 이은복 < 선임연구위원 >



벤처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구심점이 돼온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벤처 펀딩 전문리서치 회사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우버와 에어비엔비, 중국의 차량 호출 사업자인 디디추싱 등 이른바 ‘3대 O2O 사업자’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중소형 사업자에 대한 투자는 작년 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추가 펀딩을 통해 규모를 키우려는 사업자에 대한 투자가 많지 않다. 이들 3대 O2O 사업자를 잇는 이렇다 할 투자처가 없다는 점은 주의해서 봐야 할 문제다.

O2O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감소한 것은 현재 O2O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사업 현황을 반영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사업 초기에 이름이 꽤나 알려졌던 기업 중에서도 사업을 종료한 경우가 있고, 폐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원을 해고하거나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고 사업 모델을 변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청소인력?고객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던 홈조이(HomeJoy)는 6000만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계약노동자의 정규직원 전환 소송이 발생하자 수수료 수익으로는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지난해 폐업했다. 이 밖에 어린이 카풀 서비스인 셔들(Shuddle), 차량 공유 업체인 사이드카(Sidecar), 레스토랑 음식 배달 업체인 스푼로켓(SpoonRocket), 홈디너를 위한 셰프 방문 서비스인 키친서핑(Kitchensurfing) 등도 최근 6개월 사이 사업을 종료했다.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O2O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공통적인 사항은 ‘비즈니스 모델이 약하다’는 것이다. 미국 시민단체인 전미고용법프로젝트의 레베카 스미스 부국장은 “O2O 기업들의 본질은 일용직 노동자의 중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들은 이미 모든 오프라인 서비스를 ‘우버화(Uber for X)’하는 데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도 무분별한 우버 모델의 차용보다는 우버와의 차별점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대리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적스(Zirx)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강화하고자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를 과감히 종료하고,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인력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섬택(Thumbtack)은 B2C 서비스를 제공하되 특정 기술을 소유하고 있거나 고객이 원하는 세부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인력을 중개하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우버 같은 대형 사업자는 지배적 위치를 활용해 다른 O2O 사업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우버는 음식배송 서비스(UberEATS)를 비롯해 화물운송(UberCARGO), 빠른 배송(UberRUSH) 등을 시도 중이다. 아마존 역시 인력을 중개하는 아마존 홈서비스를 이미 출시한 데 이어 음식배달 서비스에도 진출하며 O2O 사업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승자독식 구조가 굳어진 플랫폼 사업 영역에서는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O2O 사업은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국가별, 지역별로 다른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켜 줄 사업자도 필요하다. 스타트업의 차별화 전략이든, 대형 사업자들의 서비스 확장 추구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우버 모델의 반복이 아니라 각 서비스 영역별로 차이가 있는 니즈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느냐일 것이다.

장재현 < 연구위원 jhjang@lgeri.com >· 이은복 < 선임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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